서울을 떠나는 30대: 절망의 주거 현실
지난 16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언급된 주요 키워드는 ‘서울주택진흥기금’이었습니다. 주택공급이 부족한 서울에서 연간 2500호의 공공임대 주택을 늘릴 수 있다며 오 시장이 내건 대책인데요. 어떻게 이 기금으로 주택을 늘릴 수 있다는 걸까요? 서울시는 최근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인 미리내집을 비롯해 소규모 건축물 용적률을 3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등 주택 공급 확대에 적극적입니다. 이렇게 된 건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집 때문에 서울을 떠나는 청년’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청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주택’을 이유로 서울을 떠난 30대는 3만명을 넘습니다.
오세훈 시장의 해법: '서울주택도시진흥기금' 도입
오 시장은 이달 초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 참석차 방문했던 오스트리아 빈에서 새로운 주택 공급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왔습니다. 그는 빈 중앙역 남측 철도 유휴부지를 개발해 만든 ‘존벤트피어텔(Sonnwendviertel)’의 공공주택을 둘러보았는데요. 신혼부부, 청년, 어르신 및 1인 가구들이 어울려 지내는 저렴한 주택을 보며 부러워했다는 후문입니다.
오스트리아 빈의 성공적인 주택 모델
오스트리아 빈은 주택시장에서 임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는데요. 이 중 공공임대(24%)가 민간임대(19%)보다 비중이 높습니다. 공공임대 비중이 11%(2024년) 수준인 서울시의 2배가 넘는 것이죠. 존벤트피어텔은 2019년 건설된 공공주택 지구로 5000호의 아파트 중 40%가 공공주택인데요. 안정적인 임대료가 보장된 많은 공공주택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건 빈 시정부가 운영하는 주택기금이 활용됐기 때문입니다.
빈 주택기금의 운영 방식
빈 시정부는 1984년부터 주택세를 재원으로 하는 빈 주택기금(wohnfonds wien)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기금으로 매입한 토지를 공공주택을 건립하고자 하는 민간에게 저렴하게 제공해 사업자가 주택건설 비용을 줄이게 합니다. 대신 조건이 있죠. 빈의 주택기금은 ‘제한영리주택 사업자’에게 지원합니다. 제한영리주택 사업자는 오스트리아의 사회주택 60% 이상을 공급하는 민간사업자인데요. 시 정부는 저렴하게 땅과 건설에 필요한 이자 등을 지원해 주는 대신 이들은 이윤추구는 제한됩니다. 건설비용을 줄여줄테니 그만큼 임대료를 적게 받아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됩니다.
서울형 '저렴주택'의 현실적인 과제
귀국 후 오 시장의 특별 지시에 따라 서울시는 서울주택진흥기금을 내년 1월 설립할 예정인데요. 주택세를 이용한 빈과는 달리 서울시의 일반 및 특별회계의 여유 자금이 재원으로 이용됩니다. 연간 2000억원 규모로 10년간 약2조원 규모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하는데요. 이를 통해 한해 2500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10년간 총 2만5000호)입니다. 오 시장은 이 기금으로 민간의 토지매입, 건설자금 융자 및 이자를 지원해 ‘서울형 저렴주택(affordable housing)’을 확대하는 데 쓸 것으로 보입니다.
넘어야 할 산: 예산 부족과 건설비 상승
다만 연2000억원이라는 비용이 공공주택 2500호를 실제로 공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나누면 주택 한 호당 약8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셈인데요. 지난해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개최한 ‘공공임대주택 지원확대방안 정책토론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1호를 만드는데 필요한 실제 소요사업비(LH 내부자료 기준)는 호당 3억200만원에 달했습니다. 급등한 공사비도 문제입니다. LH만 봐도 공공임대주택 건설 사업비 증가율이 2019년 4.6%에서 2023년 27.7%로 커졌죠. 이런 이유로 주택사업자들은 사업비 부담을 줄여주는 주택진흥기금의 도입을 환영하지만 한편으로는 실효성에 대해 우려하기도 합니다.
결론: 서울 주거난 해소의 희망, 그리고 현실적인 과제
서울시는 서울주택진흥기금을 통해 주택난 해결에 나섰지만, 예산 부족, 건설비 상승, 토지 확보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빈의 성공적인 사례를 벤치마킹했지만, 서울의 현실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지속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과연 '서울주택진흥기금'이 서울의 30대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고, 꿈을 되찾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독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질문과 답변
Q.서울주택진흥기금은 정확히 무엇인가요?
A.서울시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조성하는 기금으로, 민간의 주택 건설을 지원하여 저렴한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빈의 주택기금 모델을 참고하여, 토지 매입, 건설 자금 융자, 이자 지원 등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Q.서울형 저렴주택은 어떤 방식으로 공급되나요?
A.민간 사업자에게 토지 매입 비용을 지원하거나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여 건설 비용을 낮추고, 이를 통해 임대료를 낮춘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오스트리아 빈의 제한영리주택 사업자 모델을 벤치마킹하여, 건설 이윤을 제한하는 대신 저렴한 임대료를 유지하도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Q.서울주택진흥기금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요?
A.가장 큰 과제는 예산 확보와 건설비 상승 문제입니다. 현재 계획된 예산으로는 목표하는 주택 공급 물량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급등하는 건설 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추가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필요합니다. 또한, 서울의 높은 토지 가격을 고려하여, 토지 확보 방안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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