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그날의 기억, 지울 수 없는 상처… 이름 없는 수병의 고통, 그리고 끝나지 않은 전쟁
주마등처럼 스쳐 간 기억, 끝나지 않은 고통
‘주마등(走馬燈)’이란 말이 있다. 사람이 죽음에 당면한 순간 삶의 중요한 기억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는 의미로 쓰이는 표현이다. 떠오르는 잔상이 특정 사건일 때도 있지만, 평소 소중하게 여기며 사랑했던 사람들의 얼굴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성민(가명, 48) 씨의 경우에는 후자였다. 성민 씨는 “총포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들리면서도 머릿속에 가족사진처럼 엄마, 아빠, 누나, 그리고 친구들. 하나하나 필름처럼 지나갔다”며 “내 인생은 여기서 끝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다시 떠올려봐도 그런 느낌이 아직도 있다”고 말했다.

잊혀진 영웅, 고통 속에 갇히다
참전용사라는 호칭이 기이하게 여겨질 만큼 국회에서 성민 씨는 위축되어 있었다.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터지고, 정계 인사들이 밝은 얼굴로 서로 인사와 악수를 주고받는 한가운데 앉아있는 그의 모습은 이질적이었다. 승전 영웅이 아닌, 형사 법정의 피고인을 연상케 했다. 세미나에서 성민 씨가 털어놓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교전을 경험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일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 기관으로부터 그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26년의 세월이 지났는데 그는 아직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가족에게조차 말 못 할 고통
선뜻 질문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기자에게 성민 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성민 씨는 “가족들에게, 가까이 있는 사람들한테 저도 모르게 나오는 행동들. 갑자기 욱하거나 짜증 또는 화를 내는 일이 너무 오랜 시간 반복됐다”며 “아내도, 아이들도 저를 경계한다”고 운을 뗐다.

생생한 기억, 지울 수 없는 상처
성민 씨는 “당시 선체에 피가 흥건하게 고여있던 게 너무 생생하다”며 “우리가 지하 주차장에 가면 가끔 기름이나 물 같은 게 바닥에 고여 있지 않나. 그런 걸 보면 (피가 고여 있던 게) 바로 생각난다”고 말했다.

악몽과 가위눌림, 끝나지 않는 밤
그는 “잠을 못 잔다. 자더라도 악몽을 꾸거나 가위에 많이 눌린다. 심할 때는 하루에 7번 눌리기도 한다. 가위를 눌렸다가 깨는 일이 반복된다”며 “처음에 잠이 들기까지 과정도 쉽지 않다. 방에 혼자 있으면 두려움이 몰려오거나, 주변을 경계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약물도 소용없는 고통
성민 씨는 “집에서 가족이 불을 끄고 딱 누우면 뭔가 불안감, 두려움이 갑자기 생긴다.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다”며 “식구들이 밤에 아직 활동하고 있을 때 꼭 먼저 누우려고 한다. 그래야 불안감이 좀 덜하다”고 말했다.

핵심만 콕!
제1연평해전 참전 용사 이성민 씨의 고통스러운 PTSD 증상과 정부의 무관심을 조명하며, 잊혀진 영웅들의 아픔을 되새기는 심층 기획.

독자들의 Q&A
Q.제1연평해전 참전 용사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A.참전 용사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인해 악몽, 가위눌림, 불안감, 우울증 등 다양한 증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으며, 정부의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해 고통받고 있습니다.
Q.PTSD는 무엇이며, 어떤 증상을 동반하나요?
A.PTSD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나타나는 심리적 질환입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악몽, 불안, 불면증, 과민 반응, 회피 행동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Q.이 기사를 통해 무엇을 알 수 있나요?
A.이 기사를 통해 우리는 잊혀진 영웅들의 고통스러운 현실과 정부의 무관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PTSD의 심각성과 그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전 용사들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의 필요성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